Lamento -BEYOND THE VOID-
Treasure Disc 수록 SHORT STORY (2006)
라멘토 SS
축제의 밤祭の夜
쇼트 스토리 : 축제의 밤祭の夜
시사에서 가장 큰 거리・란센에서는 봄과 겨울에 큰 축제가 개최된다.
양쪽 모두 계절을 맞이하는 의식으로서의 의미가 강하며,
봄에는 화려하게, 겨울에는 엄숙하게 치러진다.
코노에 일행이 란센을 방문한 시기는 겨울.
바야흐로 겨울 축제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이것은, 축제 개최중의 어느 날의 일이다.
그날 밤, 코노에 일행은 여관의 식당에 모여 있었다.
축제가 개최되는 3일간의 저녁 식사는,
여관의 주인인 바르도가 자랑하는 솜씨를 발휘한다.
그 때문에 숙박객이 아닌 고양이가 찾아올 정도이다.
물론 거절당하는 일은 없다.
축제 기간에는 예의를 차리지 않고, 식당도 밤 한정으로는 개방된다.
코노에도 바르도의 수제 요리를 즐길 작정이었다.
그 솜씨가 확실하다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다.
아사토는 코노에가 간다면, 하고 따라왔다.
라이도 식당에 오기는 했지만, 실로 언짢은 듯한 얼굴을 하고 있다.
좌우간 바르도와 마주치는 것이 싫은 모양이다.
그러면 어째서 굳이 왔는가 하면,
코노에……산가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곤란하기 때문이라는 것 같다.
고작해야 저녁 식사 정도로 무슨 일이 생기겠는가.
그러한 고집이 조금 우습다고 코노에는 생각하고 있었다.
「자아, 오늘도 내가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거야. 많이 먹어 줘」
바르도가 의기양양하게 목소리를 높이며 테이블에 요리가 담긴 접시를 두고 간다.
식당에 좋은 냄새가 흘러넘치며 식욕을 돋운다.
코노에는 가만히 자리에 앉아 차려진 요리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이건 꿀과 산미가 있는 과실즙을 듬뿍 발라 구워낸 닭갈비야.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졌지? 다진 나무 열매를 뿌렸어」
간단한 해설과 함께 접시가 놓인다.
「이건 세 종류의 야채를 넣어 끓인 크림 스프. 이쪽은 얇게 썬 고기와 으깬 고구마를 섞어 구운 빵. 그리고……, 이건 디저트. 세키야미꽃과 아직 푸른 퀴므 열매를 꿀과 함께 달콤하게 끓인 타르트야. 남은 건, 과실수네」
코노에는 어안이 벙벙한 채 테이블의 호화스러운 광경을 바라보았다.
맛있을 것 같다는 감상보다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앞섰다.
「이런 건 다 혼자 생각해낸 거야?」
무심결에 바르도에게 물었더니 자신만만한 미소가 돌아왔다.
「그렇지. 원래는 내가 먹을 맛있는 음식을 만들겠다는 생각이었는데 말이야.
추구하다 보니 어느새 레시피가 품에 잔뜩 쌓여있었다는 거지. 자, 먹어 봐」
재촉받은 코노에는 우선 노릇하게 구워진 닭고기를 자신의 접시에 덜고 뜯어 먹었다.
부드러운 살코기가 시원스레 찢기는 감촉과 함께 입안에 육즙이 퍼졌다.
과일의 상큼한 신맛과 꿀의 은은한 단맛이 살아나 독특한 풍미가 있다.
「맛있나?」
「맛있어」
코노에가 끄덕이자 바르도는 실로 만족한 듯이 웃었다.
「그거 잘됐군. 다른 것도 마음껏 먹어」
그렇게 말하고, 바빠 보이는 뒷모습으로 줄무늬 꼬리를 흔들며 주방을 향해 걸어갔다.
코노에는 다른 요리도 자신의 접시에 연이어 담았다.
요리는 어느 것이든 정말 맛있어서 정신없이 먹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코노에의 마음에 든 것은 디저트인 타르트다.
퀴므는 코노에가 좋아하는 것이지만 푸른 열매는 시큼해서 도저히 먹을 수 없다.
하지만, 이 타르트는 적당하게 새콤달콤한 뒷맛이 있어서 얼마든지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도중에 과실수를 마시려고 접시를 당겼다가 그만두었다.
이상한 냄새가 났기 때문이다.
어쩐지 꺼림칙한 예감이 들었다.
상한 냄새는 아니었으나 이제까지 맡아본 적 없는 냄새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두 조각째의 타르트에 입을 댄다.
옆으로 시선을 향하자 아사토는 뺨을 굳히고 요리를 응시하고 있었다.
아무것도 먹지 않은 것 같다.
「안 먹어?」
「아니……」
「왜 그래?」
「……키라에서는, 이런 음식은 본 적이 없어서」
아사토가 얼떨떨하다는 듯이 시선을 피한다.
정성 들인 호화로운 요리에 당황한 것 같다.
「키라에서는 뭘 먹어?」
「최근에는 『우츠로』 탓에 고기를 얻기 어려워서…… 나무 열매나 풀을 끓인 게 많아」
그것은 카로우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기보다, 어느 마을이나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런 요리를 만들 수 있는 것은 란센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아사토의 마음이 이해되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일단 이거 먹어 봐. 맛있으니까. 그리고 이것도」
닭고기나 타르트를 권해 본다.
아사토가 긴장한 손길로 고기를 집어 킁킁 냄새를 맡고 입으로 가져간다.
「어때?」
아사토는 묵묵히 씹고 나서 눈썹을 찌푸렸다.
「……어쩐지, 맛이 다양해서, 잘 모르겠어」
「……그런가」
즉, 입맛에 안 맞는다는 뜻인가.
「그래도……」
아사토는 타르트를 손에 들고 고기를 씹으며 타르트를 베어 물었다.
「먹어 본 적 없는 맛일 뿐이고, 맛없지는 않아」
코노에는 살짝 흠칫한다.
고기와 과자가 섞이면 맛이 이상해지지 않을까.
하지만 아사토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모습으로 고기와 타르트를 번갈아서 뜯어 먹고 있다.
「……그거, 입안에서 섞이면 이상한 맛 나지 않아?」
코노에가 묻자 아사토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상한 맛?」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아사토가 좋다면 그걸로 되었나 하고 생각을 바꾼다.
「촌놈만 모였군」
싸늘한 저음에 시선을 향한다.
팔짱을 낀 라이가 이쪽을 보고 있었다.
촌놈이라 불린 것에 코노에는 조금 발끈한다.
「너는 안 먹어?」
「안 먹는다」
그 말대로 라이의 접시에는 아무것도 담겨있지 않았다.
다만 과실수만은 마시고 있는 듯, 접시가 옆에 놓여 있다.
「바르도가 만든 거니까?」
「당연하지」
그렇게까지 싫은가 어이없어하고 있는데, 때마침 바르도가 지나갔다.
대화가 들렸는지 바르도는 라이의 옆에서 걸음을 멈추고 일부러라는 듯 눈길을 주었다.
「어이어이, 그런 얘기 큰 소리로 하지 말라고. 다 들려」
「……알 바냐」
라이는 바르도를 흘끗 일별하고 곧바로 고개를 돌린다.
「적어도 한 입 정도는 먹어 보면 어때. 딱히 죽는 것도 아니고」
「필요 없어」
라이는 끝까지 고집스러운 태도를 무너뜨리지 않는다.
바르도가 이런이런, 하는 것처럼 눈썹을 찌푸렸으나,
갑자기 짓궂은 얼굴이 되어 입꼬리를 치켜올렸다.
「아ー, 꼬맹이 같구만. 너, 옛날과 정말 변한 게 없구나」
「……뭐라고?」
라이의 눈동자에 살의가 깃든다.
「사실을 말했을 뿐이야. 문자 그대로 아이가 고대로 커지기만 했다는 느낌인데」
「…………」
심상치 않은 흐름에 코노에는 내심 초조함을 느낀다.
어째서 바르도는 일부러 도발하는 것인가.
거기서, 아까부터 묵묵히 먹고 있던 아사토가 쐐기를 박는 발언을 입에 담았다.
「그렇게 싫으면, 직접 만들면 되잖아」
일순, 공기가 얼어붙었다.
라이의 날카로운 눈빛이 아사토를 향한다.
아사토도 적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라이를 노려본다.
두 마리 사이에 불꽃이 튀어 코노에는 무심코 움츠러든다.
혹시 이대로 검을 빼 드는 것은 아닐까.
그런 불안을 품었을 때 돌연 라이가 일어섰다.
그리고 무슨 생각인지 코트나 검 따위의 장비를 벗기 시작했다.
뭘 하는 건가 하고 코노에가 아연해하는 옆에서 바르도가 눈썹을 찌푸리며 꼬리를 흔든다.
「어이. 너 설마……」
장비를 모두 벗은 라이의 어깨로 바르도가 손을 뻗는다.
라이는 그 손을 거세게 뿌리치고 어깨 너머로 바르도를 일별한다. 그리고, 말없이 주방을 향해 걸어가 버리고 말았다.
코노에는 그저 라이의 뒷모습을 바라볼 뿐이다.
「……괜찮겠어?」
불안한 마음에 바르도를 올려다본다.
「괜찮고 뭐고……. 억지로 막으러 들어가 봤자 날뛰기만 하겠지. 그야말로 주방이 엉망이 되어 버린다고」
바르도가 어깨를 으쓱한다.
하기야 라이를 둘러싼 공기에서는 살기와 닮은 것이 느껴졌다.
지금은 누가 말을 걸든 이를 드러내겠지.
코노에는 석연치 않은 마음으로 아사토를 돌아본다.
아사토는 과실수를 핥으며 묵묵히 빵이며 타르트를 먹고 있었고,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는 그 모습에 조금 열이 오른다.
「……아사토. 왜 그런 소릴 한 거야」
아사토가 이상하다는 듯 코노에를 본다.
「바르도가 만든 게 먹고 싶지 않은 거면, 직접 만들면 될 뿐이잖아」
「…………」
그건 그렇다. 확실히 그렇다.
틀리지는 않았지만……코노에는 무심결에 한숨을 쉰다.
그런데, 문득 묘한 위화감을 느끼고 재차 아사토를 보았다.
아사토의 눈이 가라앉아 있다.
게다가 어딘지 멍한 것 같기도 하다.
코노에의 코끝에 설핏 무슨 냄새가 스쳤다.
이건……
조금 전에 이상하다고 느꼈던 과실수의 냄새가 아닌가.
제대로 맡아 보니 어렴풋이 술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설마.
코노에는 즉시 바르도를 올려다본다.
시선을 눈치챈 바르도가 히죽 입꼬리를 치켜올렸다.
꺼림칙한 예감이 확신으로 바뀐다.
「……당신……」
「눈치챘어?」
「눈치챘냐니, 뭘 한 거야」
「실은 말이지……」
거기서 바르도는 점잔 빼듯 말을 멈추고 흡족하게 진한 미소를 지었다.
「과실수에 개다래 술을 살짝 넣어뒀어」
「뭐……」
개다래 술이란, 리비카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여겨져 제한되고 있는 물품이다.
왜냐하면 지나치게 취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요컨대 아사토는 술에 취해 있는 셈이다.
그러나 현재 시중에 나도는 개다래 술은 개다래 성분은 아주 미량이고, 어디까지나 풍미를 더한다는 느낌이다.
많이 마시지 않는 한 취하지 않는다.
다만 체질의 차이도 있으므로 드물게 취하는 고양이도 있다. 아사토도 그런 것일까.
그런 코노에의 생각을 바르도의 한마디가 박살낸다.
「참고로, 100%다」
「100%!?」
「귀한 거라고」
바르도는 자랑스럽게 빙긋 웃었으나, 귀하다는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다.
「그런 걸 어떻게 입수한 건데……」
「방법은 얼마든지 있지. 뭐어, 말은 이렇게 하지만 비장의 물건이니까. 이럴 때 아니면 안 꺼낸다고」
「그렇다고 지금 꺼낼 필요는……!」
100%의 개다래 술이라면 어떤 고양이든 취하기 마련이다.
라이를 향한 아사토의 이상한 언동도 겨우 납득이 갔다.
――라이?
거기서 새로운 사실을 깨닫고 코노에는 새파랗게 질린다.
잘못 본 게 아니라면 분명……라이도 과실수를 핥고 있었을 것이다.
즉 라이의 기상천외한 행동도 취한 탓이라는 뜻인가.
……아니, 아니다.
코노에의 곁에서 음흉한 미소를 띠고 있는 줄무늬 고양이의 탓이다.
「……당신, 최악이군」
「그래?」
바르도가 어쩐지 기쁜 듯이 웃는다.
나무랄 마음도 들지 않아서 코노에는 진이 빠진 것처럼 어깨를 축 늘어뜨린다.
이미 이렇게 되어버린 이상 어쩔 수 없다.
「아사토. 그건 이제 마시지 마」
아사토에게 과실수에 대해서만은 못 박아 둔다.
주방 문으로부터 소리가 울려 퍼져서 코노에는 불안한 시선을 향한다.
들여다 보고 싶다고 생각했으나 어쩐지 무서운 느낌이 들었다.
「라이는 요리할 줄 알아?」
「글쎄. 아무리 그래도 거기까지는 모르겠는데」
바르도가 익살맞은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한다.
그렇게 꼬리의 털을 곤두세운 채 긴장된 시간이 흘러갔다.
모두가 조용히 지켜보는 가운데, 주방 문이 열리고 라이가 나왔다.
긴 머리를 뒤로 거칠게 틀어 올리고 있다.
요리할 때 방해가 되었을 것이다.
라이는 주방에 들어갔을 때와 똑같이, 마치 그린 듯한 언짢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손에는 접시가 들려 있었고 고기 같은 것이 담겨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확인하기도 전에 코노에는 눈을 돌렸다.
혹시 라이가 터무니없는 물체를 만들어 냈을까 봐 불안해진 것이다.
그러나.
「……호오」
감탄한 듯한 바르도의 목소리를 듣고 코노에는 쭈뼛쭈뼛 라이에게 시선을 되돌린다.
그리고, 놀랐다.
접시 위에는 노릇하게 구운 닭고기가 담겨 있었다.
실로 맛있어 보이는 빛깔이다.
라이는 말없이 테이블에 접시를 두고, 묶어 올린 머리를 풀고 성대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푸른 눈동자가 힐끗 모두를 노려본다. 그 눈은 무언가 불만은 있느냐고 말하고 있었다.
코노에는 주의 깊게 라이의 모습을 살핀다.
얼핏 봐서는 모르겠지만……역시 라이도 취해 있을 것이다.
「뭐냐」
「아, ……아니」
라이가 노려보기에 코노에는 바로 고개를 젓는다. 그대로 곁눈질로 바르도를 보았다.
「이런 짓을 하니까 라이가 당신 밥을 안 먹게 된 거 아냐?」
「아니? 관계 없잖아, 그건」
소곤소곤 대화하고 있는데 그때까지 그저 먹기만 하던 아사토가 갑자기 움직였다.
아사토가 팔을 뻗는다.
그 손이 잡은 것은, 무려 라이가 구워낸 닭고기였다.
민첩한 몸놀림으로 아사토가 닭고기를 베어 문다.
「…………」
라이가 눈썹을 찌푸린다.
아사토는 송곳니로 고기를 찢어 묵묵히 입을 움직였다.
코노에도 바르도도 말을 잃는다.
형용할 수 없는 공기가 흘렀다.
아사토가 고기를 삼키는 것과 동시에 입을 연다.
「맛없어」
그 말에 라이의 눈빛이 눈에 띄게 험악해진다.
「단 것과 매운 것을 동시에 먹어 놓고도 태연한 너한테 듣고 싶지 않은데」
「맛없는 건 맛없는 거야」
「네놈의 미각이 이상한 거겠지」
「네 요리가 맛없을 뿐이야」
「…………」
「…………」
두 마리 사이에 흐르는 공기가 점점 험악해져 간다.
라이의 손이 장검의 자루에 얹힌다. 아사토도 검으로 손을 뻗었다.
「어이……!」
코노에는 당황한다. 이러다간 정말 단순한 소동으로는 그치지 않게 된다.
하지만 바르도는 그저 히죽히죽 웃을 뿐이다.
「괜ー찮아. 봐 봐」
그렇게 말한 바르도가 두 마리를 향해 턱짓한다.
라이와 아사토가 검을 겨누고 마주 섰다.
그러나.
「…………」
돌연 아사토가 검을 놓쳤다. 무거운 소리가 바닥을 울린다.
아사토는 상황을 지켜보는 모두의 앞에서 우뚝 서더니,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아사토!」
놀란 코노에의 눈앞에서 이번에는 라이가 무릎을 꿇는다.
「크……」
머리를 누르고 낮게 신음하더니 바닥에 쓰러진다.
코노에는 곧장 두 마리에게 달려갔다.
「어이!」
뭐가 어떻게 된 것인지 전혀 모르겠다. 무사한 것일까.
걱정하는 코노에의 귀에 울린 것은……평온하게 잠든 숨소리였다.
자고 있다.
아사토도 라이도 숙면 중이다.
「잠든 것 뿐이야」
바르도가 코노에의 옆에 서서 허리에 손을 짚고 두 마리를 내려다본다.
「잠들었다니, 어째서……」
「100%의 개다래 술이면 대개 어떤 고양이라도 취해서 잠들어 버려. 그런 다음 단시간만에 상쾌하게 깨어나는 게 특징이지. 옛날에는 말이야, 마신 다음 얼마나 깨어있을 수 있는지 겨루는 게 유행이었어. 나도 자주 했었지……」
차분히 이야기한 바르도는 옛일을 그리워하듯이 눈을 가늘게 했다.
「그렇다고 지금 할 필요는 없잖아……! 잘못 쓰러지면 위험하다고」
「수컷이라면 배짱이 있어야지」
「이봐……」
말이 안 통한다.
분노를 넘어서 완전히 어이가 없어진 코노에는 목구멍까지 차오른 말을 삼킨다.
「자자. 이것도 축제 때니까 그런 걸로 치자고. 재밌는 걸 봐서 좋지 않았어?」
바르도가 태평하게 웃는다.
그 옆에서 아사토와 라이는 평온하게 잠든 숨소리를 내고 있다.
마치 폭풍이 휘몰아치고 간 듯한 기분으로 코노에는 오늘 하루 가장 큰 한숨을 토해냈다.
바르도가 말한 대로 두 마리는 그로부터 얼마 안 가 눈을 떴다.
취기도 말끔히 가신 모양으로, 아사토는 일어나자마자 여관을 뛰쳐나갔다.
뭘 하러 간 건지 코노에가 몰래 엿보러 갔더니, 뒤편에 있는 나무에서 박박 손톱을 갈고 있었다.
아마 술에 취해 잠들어 버린 일이 상당히 부끄러웠을 것이다.
라이도 손톱을 갈지는 않았지만 심히 언짢은 얼굴로 말없이 여관을 나갔다.
역시 부끄러웠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두 마리를 보며 코노에는 조금이지만 바르도의 말에 공감하고 말았다.
확실히 평소라면 볼 수 없었을 것을 보았다는 생각이 든다.
두 마리가 떠난 테이블에는 라이가 구운 닭고기가 덩그러니 남겨져 있었다.
코노에는 시험 삼아 아직 따뜻한 그것을 살짝 베어 물어 보았다.
닭고기는 예상보다 더 맛있었기에 무심코 귀와 꼬리를 세웠다.
그렇지만 라이에게는 말하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당연하다면서 코웃음칠 게 뻔하다.
그러니까, 비밀로 해 두자.
그렇게, 분주한 축제의 밤이 지나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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